흔하게 접할 수 있는 캐빈 필터들
순정부품이 아닌 것을 가장 쉽게 장착해볼 수 있는 부품이라면 단연코 캐빈 필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국산, 특히 현대기아 차량들은 교체도 상당히 쉬운편이고 애프터마켓에도 수많은 종류가 천차만별한 가격으로 구매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죠. 특히차에 대해 조금 안다, 혹은 순정 필터가 비싼 차량을 타는 분들은 물론이고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덕분에 전국적인 관심사로 필터에 대한 관심사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아무래도 그쪽으로 대표적인 것은 공기청정기가 있겠지요. 대부분이 헤파 필터, 그 이상인 울파 필터까지 장착되어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밀접한 생활수단인 자동차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많은 필터들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메이커들도 필터에 관심을 슬 들이기 시작하는데, 나름 혁신브랜드로 인정받는 테슬라에서는 차량에 헤파필터를 탑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딴 차들보다 훨씬 크다고 자랑하는 테슬라 모델X의 헤파필터]
테슬라는 저런게 있으니까 걱정은 없겠으나 다른 차량들에는 어떻게 미세먼지에 대응할까 생각한 사람들은 가정용 공기청정기를 생각합니다.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만들면 되지!
정말로 많은 차량용 공기청정기들이 나오게 됩니다.
[검색엔진에 검색만 해도 다양한 모양의 공기청정기가 나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저도 한 때 혹해서 지를려고 했으나…과연 조그마한 기계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오는 다량의 공기를 좁은 차량 내부라고 하지만 과연 제대로 정화를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차량용이라고 다른게 아닌 가정용 공기청정기와 같이 안에 필터가 존재하는 똑같은 원리의 물건이기 때문에 오히려 크기가 작은 차량용은 다량의 공기를 빨리 순환하진 못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도 샤오미껀 제일 커서 성능을 기대해도 될 듯
그 테스트를 실제로 한 곳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검색해보시면 나올겁니다.
사실 전 그 효과도 효과지만, 관리상의 귀찮음(…)도 선택을 주저한 큰 요인이었습니다. 자동차 캐빈필터 교환하기도 귀찮은데 공기청정기까지 관리해줘야 하고, 심지어 싸지도 않으면서 차량 작동 중 개별적인 전원 이용까지 한다는 것 때문에 뭔가를 추가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있었다고 보는게 맞겠습니다.
그때문에 생각이 든 것은 역시 공조기단에서 직접 필터링이 되는게 가장 깔끔하고 확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면 미세먼지 외에 이산화탄소 등의 다른 요소들은 필터가 있다고 해도 그 수치를 떨어뜨리진 못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외기 공조는 필수라고 봤습니다.
그나마 쓸만한 것들은 결국 지금까진 순정뿐이더라
그러한 결론을 내리고 내리 순정필터만을 3개월 주기로 갈아줬던 것은, 그만큼 많은 제품을 써봤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갈면 되지 하며 5천원 조금 넘던 것을 사서 쓰던것부터, 개당 5만원이 넘어가는 무게마저 무거웠던 것까지 다양한 것을 써봤지만 다양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싸구려는 빛이 비칠 정도로 얇은 원단을 쓰거나 해서 눈에 보이는 먼지조차 걸러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던가, 냄세유입 차단까지 하는 인상깊은 성능에 만족했지만 공조기 바람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만드는 유량손실을 자랑한다던지 하는…내 몸을 안좋게 하거나 차를 안좋게 한다거나 하는 하나씩 나사빠진 상황들을 모든 제품에서 겪어봤었네요.
그럴 바에야 메이커가 지정한 순정 필터나 분기당 한 번씩 갈아서 쓰는게 속편하지 하는 마음에 차를 바꾸고나서는 순정만 썼었습니다.
그렇다고 성능도 구린 개당 15,400원짜리 순정필터를 쓴게 자랑은 아니고…
그렇게 항상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가끔씩 뜨는 캐빈 필터에 대한 소식을 들으면 제 차에 맞는게 있는지 찾아보는 저를 종종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엔 보쉬에서 국내에는 판매하지 않지만 애프터마켓용의 헤파필터도 판매를 하고 있죠.
하지만 번번히 실패합니다. 제 차의 필터는 제 차 외에 다른 차량에 공용으로 쓰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_-
그러다 국내에서 스타트업으로 헤파 캐빈필터를 만든다는 소식에 제품 개발신청을 넣기도 했는데 그게 오늘 살펴보게 될 루프트(Luftt)의 캐빈 필터입니다.
첫 인상 – 깔끔하게, 그리고 더럽게(?)
캐빈 필터의 패키징으로서는 신선한 방식입니다. 청정을 연상시키는 의미에서 패키징에는 점수를 높게 주고싶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초라는 설명은 좀…당장 위에 언급한 보쉬의 헤파 필터가 있는데 말입니다.
사전예약을 통해 받은 물건입니다만, 내용물을 보려고 하니 저모양입니다. 운송 과정인지 포장 과정인지 알 길은 없습니다만 이런건 개선이 필요합니다.
암튼, 내용물은 어떨까 두근두근 하면서 열어보게 되는데…
놀랍게도 알맹이의 밀봉 포장이 안되어 있습니다. 포장단계부터 청결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와버렸습니다.
상당수의 애프터마켓은 물론이고 순정필터들도 최소한 밀봉 포장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추가공정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만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첫인상부터 안좋은 평가를 받기 싫으면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먼지가 이미 들러붙어 있는 상황입니다. 제 차의 필터는 호환차종이 없어 생산단가가 높아서 그런지 타 차량용보다 비싼 59,400원짜리 물건입니다. 자기네 물건을 찾는정도의 구매자라면 이런거 신경을 안쓰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지?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서는 클레임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바닥면은 더 가관입니다. 글 쓰다보니 클레임을 걸고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순정 필터는 물론이고 가격이 좀 나가는 애프터마켓 필터들에 비해서 굉장히 많은 주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필터들에 비해 많은 원단이 쓰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본 것은 필터의 하부였습니다. 제품 설명에도 나와 있듯이 2종 이상의 재료가 쓰였다는 콤비필터이기 때문에 제품의 상면부는 다른 재질의 물건이 접착되어 있는데, 좋게 말하면 허니컴 구조고 막말을 하자면 골판지같은게 자리잡고 있군요.
좀 더 자세히 보면 골판지는 아님을 알게 됩니다(?). 카본 필터라고 하는군요. 이로서 이 캐빈필터의 구성요소인 헤파필터는 전체 필터 높이의 절반정도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인데, 다른 필터에 비해 높이가 절반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다른 물건보다 주름이 훨씬 많은게 이해가 됩니다.
카본블럭의 존재는 아마도 탈취를 위해서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이정도로 탈취까지 잘 될까하는 의구심은 남습니다. 더 자세한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이상의 생각은 하면 안될 것 같군요.
오…태국산입니다. 홈페이지에서는 국내 회사의 ODM이라 들은 것 같은데…공장이 태국에 있는걸까요? 회사 설명에는 없는 것 같던디.
필터의 사이드는 변형이 우려되지 않을만큼 단단한 재질로 감싸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자리는 벌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어차피 공조기 내부에 탑재될 때 보정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는 저 카본필터때문인 것 같네요.
의심이 많은 나니까, 당연히(?) 테스트를 해야 하겠지
지금까지 캐빈 필터를 순정으로만 썼던 이유와 이 필터를 고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먼지 정화 능력 미달
– 상당수의 필터가 가격이 무관하게 자체적인 성능 기준에 미달했음 - 높은 유량손실
– 정화 능력이 좋은 경우엔 모두 공조기 바람이 약하게 나오는 문제가 있음.
– 필터단에서 공기저항이 생긴다는 뜻이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공조기 고장을 야기시킴을 우려함
루프트 필터는 광고상 위 부분을 충족한다고 했기에 질러봤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니까 테스트를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왜냐면 6만원짜리이기 때문입니다.
테스트를 위해 풍속계와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매하게 됩니다. 측정기의 위치는 센터 스피커 위로 잡았는데, 마땅히 놓을 위치도 없었고 측정시에는 저쪽에서 바람이 안나오게 설정을 했기때문에 전체적인 실내 공기질을 파악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했기때문입니다.
테스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실외의 공기질 측정을 먼저 진행합니다. 사실 이정도 수치면 PM10과 2.5는 순정 캐빈필터로도 WHO 기준으로도 보통 이상의 공기질을 차량 내에서 확보할 수 있음을 몇 번의 테스트로 확인했습니다.
미세먼지 측정기는 제 선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장 고가인 코아레스사의 미세미세S4를 이용했습니다.
…..6만원짜리 필터를 테스트하기 위해 24만원을 썼습니다. ㅠㅠ
우선 3개월(4,500km)정도 사용한 순정 에어필터가 그대로 달려 있는 상태에서 차량에 탑승합니다.
사진은 차량 탑승 후 30초정도 지난 상태. 시동은 걸지 않았습니다.
극히 짧은 시간 실내에 탑승하여 잠깐 숨쉰 정도인데 이산화탄소가 이미 바깥보다 50%정도 높습니다. 미세먼지는 마지막 주행 이후 공조기가 정지한 상태로 격리된 덕분에 절반정도의 수치를 보여주고 있군요.
그 상태로 2분정도 경과한 상태. 밖에 비해서 이산화탄소가 2배로 늘었습니다. 포름알데히드도 약간은 올라갔군요. 미세먼지 수치는 변화가 없는 상태입니다.
자 이제 시동을 걸어봅시다. 그 상태로 2분정도 경과한 상태. 포름알데히드와 이산화탄소 모두 떨어진 것이 관측됩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PM1.0/2.5/10 모두 변화가 없는 상태입니다. 올뉴K5 순정 필터의 정화능력은 여기까지란 소리죠.
자 그럼 여기서 내기로 하면 어떻게 될까요?
한자리로 떨어집니다. 하지만 포름알데히드와 이산화탄소는 다시 수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이산화탄소와 포름알데히드의 중화를 위해서는 외기를 해야한다는 의미죠. 하지만 순정 필터인 상태에서 미세먼지 수치를 한자리 단위로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내기로 해야 하는 딜레마가 생기게 되는군요. 이때문에 성능 좋은 캐빈 필터의 필요성이 대두되게 되는 부분입니다.
이제 이 상태로 도로주행을 해봅니다. 약 7분정도 주행했는데…부산에 부두가 코앞이라 트레일러들이 쉴세 없이 다니는 환경이라 어느정도 환경조건은 만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외기로 다녀서 이산화탄소 및 포름알데히드는 종전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만, 미세먼지 수치는 역시 변화가 별로 없는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 수치로도 다니는데에는 전혀 지장없는 수치라는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새 캐빈 필터 테스트하려 하는데 순정 필터로도 충분하다는걸 역설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필터가 좋은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트럭 바로 뒤에서 내뿜은 시커먼 매연 냄세가 차에 들어왔을 때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는 좀 더 주행을 누적해서 테스트를 해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이유로 2부는 다음에 포스트 할 것 같네요.
아무튼 새 필터의 테스트는 해야 하니까, 뜯어서 장착해봅니다. 어휴 저 짐 언제 다 빼지;
불과 3개월 사용한 캐빈 필터에 벌써 때가 끼었군요. 전엔 안이랬는데?
순정필터임을 알려주는 97133-D4100이라는 품번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97133은 캐빈 필터를 의미하고, D4xxx는 차종을 의미합니다.
3개월간 수고해준 캐빈 필터. 생각보다 많은 이물질이 박혀 있습니다. 심지어 죽은 똥파리까지…게다가 원래 새하얀 놈이었는데 무슨 활성탄 필터마냥 새카맣군요.
순정필터와의 크기 비교. 아주 약간 작습니다. 높이는 맞췄습니다만 실제 내용물은 그보다 더 낮습니다.
위에 언급한것처럼 대체로의 필터는 사이드가 이렇게 벌어집니다. 어차피 공조기 안에 들어가면 모양이 맞춰지기때문에 상관없긴 하지만 깔끔한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어느정도 테스트 조건을 맞추기 위해 장착한 상태로 50분정도 방치했습니다. 그동안 장을 봐 왔는데 차에 쌓인 먼지가 아주 그냥 가관이네요.
부산은 요즘 강추위가 풀리기만 하면 주말마다 비가 와서 세차할 타이밍을 못잡고 있습니다.
탑승 직후 미세먼지 수치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 보여서(어차피 시동 걸면 공조기 바로 켜지니까) 곧바로 시동을 걸고 2분정도 기다려봤습니다.
오늘같은 정도의 미세먼지 수치정도는 굉장히 쉽게 필터링이 되나봅니다. 0 아니면 1입니다. 2진수 디지털
주행 중에도 수치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인데다 상황변화 테스트의 일환으로 문짝을 열었다 닫았다 해서 인위적으로 미세먼지 유입을 시켜봤습니다만 10~20정도의 수치 상승은 수십초 내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외기모드로만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주행을 마치고 문을 잠깐 열었을 때의 수치. 필터 교체 전과 다를 바 없는 상태입니다. 한마디로 공조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필터 아무리 좋은거 있어봤자 의미없다는 당연한 결과를 보여주는 셈입니다.
다만 필터를 교체하고 나서는 포름알데히드의 수치 감소가 많이 빨라졌다는 것인데, 교환 전에는 더 긴 주행을 했음에도 300 이하로 내려가지 않은 반면 루프트 필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200대까지 빠르게 떨어지고 이게 유지되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의 감소는 외기 상태로 해야 반드시 줄어들었고, 그나마 실내에 승차 인원이 많은 경우엔 쉽게 1,000ppm을 넘어가기 때문에(2명 승차 상태에서 평균이 1,050ppm)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환기까지도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필터 자체의 정화능력은 이정도면 헤파필터로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보여줬다 생각되고, 이제 공기 유량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볼 차례입니다.
싸구려 풍속계이지만 동일 조건에서 동일 기계로 테스트하는거기때문에 수치는 정확하지 않더라도 상대비교로서는 정확하기때문에 더 비싼걸 안사는걸로 결론내렸습니다.
더불어 센터페시아쪽 에어벤트는 바깥쪽에 비해서 바람세기가 약해서(순정에서도 동일) 정확한 측정이 되지 않아 운전석 바깥쪽에서 측정을 시작합니다.
어휴 12월에 26도라니 부산은 참 더운 동네군요(?).
공조기 설정은 별다른거 없이 수동으로 풍속을 조절하면서 진행했습니다. 풍향도 상/하 모두와 상면만 나오게. 결과는 아래 표에 정리.
상면만 풍향시킨 경우엔 모든 단계는 의미없을 것 같아서 하지 않고, 양방향 모두 나오게 하는 곳에선 풍속별로 모두 체크.
굉장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가 캐빈 필터를 보면서 가장 우려를 하는 부분이 유량인데, 이 걱정이 완벽하게 없어졌습니다. 이런 싸제(?) 필터는 사실 처음이네요. 특히 이정도 성능에서 이정도 유량을 확보한건 지금까지 써본 필터 중에는 없었습니다.
고민을 안할 수 없는 가격이 발목이로다
이 테스트를 끝내고 곧바로 2개 더 질렀습니다. 사실 저로서는 선택지도 이거 뿐이에요. 좋은 필터들 중엔 제 차를 지원하는 제품이 없거든요.
처음엔 예약구매 할인으로 5만 천원정도에 샀지만 지금은 600원 모자란 6만원에 구매 할 수 있습니다. 이정도면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살만한 돈이긴 합니다.
냄세유입이라든지 장기 사용시의 정화능력에 관한 테스트도 필요하겠습니다만, 당장은 만족하면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비싼 것 빼고는 모든게 합격적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