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결혼할 분때문에, 부산에 오기로 했으나 오지 못한(?) 분들을 뵈러 지난 금요일 KTX를 이용해서 서울 상경을 했었습니다. 그동안 뵙고싶은 분이 많았으나 연락도 안되고 서울 지리를 전혀 알지 못해 마음 먹고 이번에 올라갔더랬습니다.
그동안 서울 상경을 몇번 해보았지만 서울의 대중 교통을 이용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있었다 하더라도 잘 아는 일행의 도움을 받아 이용해서 신경도 안썼고 외우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서울의 대중교통은 정말 무시무시하다는걸 느꼈습니다.
우선 KTX
KTX는 처음 이용하는 경우였고 사실 철도 자체를 더 이용하지 않는지라(철도보다 비행기를 더 많이 탄 듯-_-) KTX 예매를 하면서 멤버십 가입까지 했습니다. 그래봤자 얼마 할인도 안해주더군요. -_-
상경편 예매때는 7만 2천원정도의 특실비가 아까워서 일반실을 예매 했습니다. 생각보다 좁더라는 주변분들의 말을 생각했지만 설마 시내버스정도일까 하고 가서 자리에 앉는 순간 이건 뭐 좌석버스 타고 서울가는 것도 아니고 옆자리에 사람이 앉으니 제가 사실상 끼어서 가는 순간이 되었는데, 좌석 사이의 팔걸이가 하나뿐이라 서로 점유하기 난감한 상황.
…..결국 둘 다 걸쳐서 팔을 얹었습니다(당연히 일행이 아님).
결국 올 때에는 너무 피곤해서 특실을 타고 왔는데, 특실은 기본적으로 좌석 간격이 있었고 팔걸이도 따로 있으며 이렇게 넓어진 공간때문에 1인석이 존재하게 되어 특실은 다소 여유있게 보였습니다. 탑승객도 대부분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어서 그런 분위기도 있었고 말이죠. 무엇보다 좌석 넓이가 일반실과는 틀려서 편안하게 왔습니다. 만약 가족과 동행한다면, 가능하면 특실 이용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특실을 타며 동이 조금 트였던 시골을 빠른 속도로 지나갈 때 구름에 의해 햇빛이 랜턴처럼 내보여지던 그 풍경은 잊을 수가 없네요.
그렇게 해서 도착
서울에 가본것도 사실 너무 오래되어서, 서울역의 신청사의 공사가 다 되기전에 간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처음에 플랫폼을 빠져나오니 어디가 출구인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고개를 돌려보니 가장 가까운 왼쪽에 출구가 있길래 얼씨구 하고 빠져나간 순간 신세계가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처음 보는 곳이 눈앞에 펼쳐진 샘이었는데, 기존에 알던 출구가 왠지 가까울거란 생각에 걸어서 무작정 가기 시작.
알고봤더니 나왔던 출구의 완전한 반대쪽에 정문 출구가 있었더군요. 그곳에 지하철역이 있는데 결국엔 역사 반경을 돌아버리게 된 것입니다. 지하철에 가니 땀범벅이 되어버렸음(…).
그렇게 해서 출발때에는 그렇게 끝나버렸지만, 중간에 일행을 만나기 위해 갔던 서울역의 광경은 정말 사람과 점포 간판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더군요. 사실 부산에서 그런 광경은 왠만해선 구경하기 힘들어서 당황했지만 서울 지하철을 먼저 겪은 후여서 큰 데미지는 안왔습니다(?). 그 외에 새로 안 사실은 노숙자도 지역에 따라 성향이 다르다는걸 느끼기도 했고(부산역사 안은 노숙자가 없습니다), 부산 살면서 전혀 보지 못했던 허나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도맨(복음, 예수불신지옥행 등)도 보고…이것들은 그룹지어 다니더군요.
혼자타는 지하철
부산에도 3개 노선이 있는 도시이기에 이에 대해서는 별 무리가 없겠지라고 한편으론 안이하게 생각했지만, 거미줄같은 노선도를 보면 이거 어떻게 혼자 갈 수 있겠나싶더군요. -_-
우선 서울역의 지하철은 서울역 정문에서 갈 수 있는데, 위의 이유로 인해 길을 잘못들어 땀을 흘리면서 진입했습니다(중간에 지하도와 헷갈려서 도로 돌아오기도 했고). 일단 매표구역은 오래된 1호선이라 그런지 굉장히 좁더군요. 거기에 두 번 물어보면 가드 올려야 할 것 같았던 역무원이며, 1100원짜리 보통권을 받을려고 ‘1100원’ 버튼을 눌렀으나 550원짜리 어린이용 보통권이 나와 도통 이해 할 수 없었던 무인판매기 등 처음부터 기분이 썩 좋은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매표구역의 크기는…부산의 1/2정도?(1호선 기준, 2호선부터는 이보다 커집니다) 그리고 플랫폼도 좁은건 마찬가지.
그 외에 워낙 운용중인 노선과 운용사가 많은 탓에 한 선로를 타 호선의 열차가 사용하는 일도 있는 것 같더군요. 목동으로 갈려고 했는데 환승역을 2개나 거친것도 사실 대단한 경험이었고 환승을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두번 이상 타고 지하로 한없이 내려가고 걸어갔던 것도 신선했습니다(부산은 계단만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됨). 운동 따로 안해도 저같은 경우 살 빠지겠더군요. -_-
(물론 부산도 환승역을 2개 거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2개’까지’ 경험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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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경험한 서울이었지만, 진정한 경험은 신촌의 사람들과 대중교통 이용자 수. 퇴근시간대에 봐서 그런지 누구 말마따나 사람대문에 보도블럭이 안보일 정도더군요. 버스에는 서 있는 사람이 없지 않은 경우도 없었고….-_-
아무튼 대중교통과 번화가에 대한 인상은 상당히 난감했지만, 거기서 만나뵈었던 사람들은 왠만해선 친절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보고싶었던 사람들과 밥이나 술이라도 한 끼 해서 좋았고, 어디 나가면서 제대로 외박한 적 없던 저한테 처음 이용했던 서울역 부근의 찜질방은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잠은 거의 못잤지만 사람들과 이야기 해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살이 이겨나갈려면 서울의 대중교통따위가지고 겁먹으면 안될 듯.
이렇게 무턱대고 올라갔어도 바쁘신 셀러리맨들분께서 잘 해주셔서 잘 먹고 내려갔습니다. 담달에 군대 잘 갔다 올게요….ㅠㅠ
ㅎㅎㅎ 잘 내려가신 모양이군요.
전 집에와서 바로 뻗어버려서…;;;;;
찜질방도 많이 자다보면 익숙해져요…ㅎㅎ
어쨋든 미리 ‘입대 잘 하시공~ 꼭 면회가겠심다~ㅎㅎㅎ’
잘 갔다 오겠습니다. ㅠㅠ
서울이 그렇게 복잡한가 보군요. 저는 더 촌놈이라서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암튼 잘 다녀오세용~~~~~^^*
거의 딴나라에 온 느낌….-_-
서울지하철의 압박스런 노선도를 처다보고 있으면 정말 정신이 멍해지죠;
(그래도 휴가오갈때마다 잘 타고 다녔습;)
저도 하루 어리버리하게 하고나니 담날부턴 탈만해지더군요. 만원전철은 압박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