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대수가 엄청나진 요즘의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주차문제이겠지요. 물론 두번째는 운전면허 간소화로 일어난 김여사와 김기사의 양산.
차가 없는 사람이 가장 간과하기 쉬운 것이 주차문제이기도 한데, 저같이 성격이 좀 까탈스러운 경우엔 단순한 문제를 넘어서 차를 운행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거주하는 곳이 골목 안의 빌라였던 만큼 주차공간이 당연히 마련이 안되어 있었던 바 이에 대한 에피소드 중 차량손상과 가해자와의 다툼이 있었던 2가지 썰을 풀어볼까 하네요.
1. 우리 주차장에서 당장 빼. 니같은놈한테 안줘!
– 시기: 2014년 설날(연휴 첫날) 오후
– 위치: 유료계약한 주차장
– 사건개요
: 문콕
총 3자리를 댈 수 있는 개인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동네 주차장입니다. 꽤나 높은 경사(경사도 20%, 부산이라 별로 놀라운건 아닌…)의 중턱에 위치해 있고, 약간 평탄화시키긴 했지만 그래도 차가 많이 쏠려 서스펜션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는 주차장입니다. 그곳의 중간자리에 주차함.
차량의 특이사항이라면 이곳에서 많은 문콕(전체 문콕의 95% 이상)을 조수석 도어에 당해놔서 전날 도색을 마치고 오던 길이었네요. 문 열때 조심해달라는 푯말도 같이 붙여놨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소방도로 바로 옆인데다 주차장이라는 별도 표식이 없는 곳이라서 평소에 입주자가 아닌 차들이 불쑥 대놓고 사라지는 일이 잦은 곳입니다. 입주자는 물론이고 이런 차들도 수시로 문콕을 해가는 경우가 빈발해서, 굉장히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데다 도색까지 다시 했으니 차주라면 제 심경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 보여집니다.
더불어 당일은 설 연휴. 한번 떠나면 추석 전까지 보지도 않을 차들이 워낙에 많았기때문에 이로 인한 테러가 더욱 염려되어 이따금씩 나가보던 찰나, 모르던 SM5(임프) 한대가 제 옆자리를 주차하더니 ‘쾅’ 하며 문을 치더군요.
제가 느끼기엔 단순한 문콕이 아니라 그냥 문을 내리꽂은 상황. 운전석 방향으로 경사가 져 있기때문에 저도 그렇지만 항상 문을 잡고 엽니다. 이놈은 그러지 않았던 것 같네요.

사진의 은색차량도 일전에 한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자기도 워낙에 많이 당해봤다고 합니다. 그래봤자 저 차량도 강하게 의심(거의 확실할 정도)이 들었던 적이 있어요.
굉장히 기분이 드러웠습니다. 일주일이나 한달 전도 아니고 바로 어제 재도색을 했는데 거길 다시 충격받았으니.
그렇게 내려서 차를 쳤는지 인지 수준을 알기 위해 ‘방금 차를 쳤느냐’는 식으로 물어보니
‘경사가 있으니 문을 치는건 당연하지 않느냐. 내가 뭘 잘못했는데?’
라고 합니다. 초반부터 고자세로 나오길래 결국 한판 했습니다. 나중엔 골목으로 끌고가서 뭔가를 하려고까지 하더군요. 음…..그냥 맞고 형사입건 시킬껄 그랬나 싶네요.
더 가관이었던건, 설날을 맞이해서 아버지댁에 귀성한 아들네미였다는것. 그 아들네미는 바로 주차장집 사장의 아들네미. 차를 빼라 마라 하더군요. 난 너랑 계약한게 아니라고.
그때 충격으로 아주 미세하게 문짝이 들어갔습니다. 특정 각도 이외에는 안보일 만큼.
물론 그 싸움을 지켜보는 사람이 많았던 이유로 그집의 인식은 땅에 떨어진걸 확인했네요. 2월에 주차장을 완전히 바꾸었고, 5월엔 이사까지 했습니다. 바꾼 주차장은 자리가 정해져 있던데다 입주자마다 옆차를 굉장히 신경쓰더군요. 사실 비싼 차량도 좀 있었습니다-_-
그리고 시간은 흘러 이사를 가서도 사고가 납니다.
2. 보험처리? 내가 왜? 앞으로 내가 여기 차를 대도 빼라마라 소리 하지마라
– 시기: 2014년 5월
– 장소: 집앞
– 사건개요: 주차 차량의 이동을 요구한 다른 차주에 의한 사고유발, 차량 손상
아버지가 산재로 인해 수술을 마치고 나서 조금이라도 공기가 좋은 곳에 주거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주차할 곳도, 유료주차장도 굉장히 멀리 있는 경우라는 것.
주차문제로 집을 볼 시점부터 반대를 했고 이때문에 매일 어머니와 실랑이를 벌였는데, 결국엔 막지 못하고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사 첫날 집앞 담벼락에 대고 한창 짐정리 중에 차를 조금 옮겨달라고 하더군요. 자기 차좀 주차하겠다고. 차종은 1.2톤 봉고. 맞은편 집의 차입니다.
차를 조금 앞으로 빼주니 자기가 주차를 못하겠답니다.
아니…차가 부식되어 썩어 문드러질 정도의 연식인데 그 차를 못몰겠다면 도대체 운전을 얼마나 못한다는 것인가?
그러면서 자기가 대면 뒤로 대달래요. 괜히 이웃과 문제 만들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그냥 내가 조금 불편하게 해주자 해서 뒤로 가기 위해 후진으로 올라가는 순간..
그 차가 전진하는바람에 접촉사고가 우려되어 핸들을 돌리다 그만 전신주를 박아버리고 맙니다.
피해상황은 좌측 헤드라이트, 휀더, 범퍼 모두 손상
이 상황에서 빡쳐 있는데 자기는 차를 대고 유유히 집에 들어감. 차를 확인하고 난 후 치밀어 오른 화를 참지 못하고 폭주한 에바 초호기마냥 괴성을 질렀습니다. 이미 이웃집 눈치 봐줄 상황이 아니게 됨.
대신 따지는 부모님에게 유발자가 하는 말은 ‘보험 처리를 하라’라는 말 뿐. 니가 해줄것이냐? 하는 말에 ‘내가 왜?’로 응답 하더군요.
네. 포풍배틀을 시전했습니다.
이런 저런 말이 오가면서 그쪽이 하는 말이 길가이므로 누가 대든 댄 놈이 우선이라는 말을 하더군요. 그렇죠 대는 사람이 임자죠. 그런데 남에 집 담벼람과 출입구에 주차를 하는건 아니죠. 내집 앞에 주차하는거야 단속을 당하지 않는 이상 사회통념상 당연한 이치이고, 당연히 주차된 타인 차를 뺼 수 있게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행위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자기한테 차 빼달란 소리를 하지말랍니다. ㅋㅋㅋㅋㅋ
그럼 고발해주지.
이후 그 집의 세입자와도 싸움을 했는데, 거긴 저보고 차를 더럽게 주차했다며 밤 10시를 넘겨 고성방가를 지르더군요. 차에 전화번호까지 남겨놓고 이렇게 주차할거냐고. 이곳에 주차한 차들은 모두 전화번호를 남겨놓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행위에 떳떳하지 못한겁니다. 더불어 전 이면도로이긴 하지만 제 잎 앞에 담벼락에 최대한 붙여 차량통행에 문제없게 주차를 한 상황이었네요. 그냥 자기 차 대기 불편하게 해놨다고 꼬장을 부린거였음.
밤 10시에 민폐스럽게 고성방가 지르는 자기가 더 욕먹을 상대인건 알지 못하는건가봐요. 아니, 애초에 전화번호가 있으면 지랄하고싶다면 그냥 전화를 하면 될 것이지 한밤중에 무슨 짓인지.
그 이후의 여파는
1. 걸어서 15분 거리의 유료주차장에 별도로 계약해놓음. 그런데 지금까지 한 번도 댄 적이 없습니다. 연락처 없는 차가 제 자리를 차지할 경우 어디 댈 곳이 없으니 비상용으로.
2. 맞은편 집과 말을 섞질 않고 있습니다. 최근 그 집에서 혼자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지 두달이 다 되어가도록 그라인더나 드릴 두드리는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밤에도 그래요. 상황 봐서 소음유발로 고발 예정입니다.
3. 최대한 빨리 퇴근하여 차를 주차시킴. 한 자리에 자주 노출시켜 상주중인 차라는걸 인식시켜 다른 차가 못대게 하려고 합니다.
첫 차를 사시려는 분께 조언하자면, 그 무엇보다 주차공간을 먼저 확보한 후 차량을 구매하시길.